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21일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가 여당 의원들이 '위법 청문회'를 주장하며 퇴장하고 야당 의원들만 자리에 남은 가운데 반쪽으로 진행됐다.
여당 의원들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인 데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 불복하는 행정소송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방통위 관계자들에게 관련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답변을 강요하는 것이라면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방통위 관계자들이 재판 피고인이 된 상태인데 국회의 권한을 통해 자백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지난 14일 청문회에는 방통위가 재판부에 낸 답변서가 청문회에서 사용되는 '사법 방해' 상황까지 왔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정훈 의원은 "'2인 체제' 공영방송 선임 의결은 민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아서 벌어진 상황인데 민주당은 방통위를 마비시키고 과방위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다"며 "명백한 위법 청문회로 진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도 야당 주도로 청문회가 개의하자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퇴장했다.
청문회장에 남은 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2인 체제' 방통위가 의결한 KBS·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이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이 위원장과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은 출석하지 않아 조성은 사무처장, 김영관 기획조정관 등에게만 질의가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단 두 명의 방통위원이 한 시간 반 동안 부위원장 호선, 방통위원 기피 신청 '셀프 기각'에 83명의 후보 지원서 검토·회의·의결까지 진행했다"며 "초인적인 능력이다. 기네스북 등재감이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이훈기 의원은 KBS가 지난 광복절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한 것을 들며 "공영방송이 장악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여실히 국민에게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8월 15일 상황은 친일 독재 세력의 '역사 쿠데타'와 '방송장악 쿠데타'가 만든 합작품"이라고 맹비난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