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5일 전체회의에서는 최근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10년 전 정부 지원사업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을 놓고 여야가 정치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한강 작가는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며 당시 정부 관계자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노벨상 수상마저 이념 정쟁의 대상으로 삼느냐"고 역공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2014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진흥원)의 세종도서 지원사업 선정 과정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사상적 편향성을 이유로 제외됐다"며 "편중된 시각, 정치적 성향 등의 이유를 들어 제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강유정 의원도 "현재 진흥원장이 재직할 때의 일이 아니긴 하지만, 진흥원 역시 블랙리스트와 상당한 관련이 있는 기관"이라며 "재발 방지 의지가 있나"라고 물었다.
김준희 진흥원장은 "10년 전에 발생한 일"이라면서도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당시 한강의 지원사업 탈락에 대해)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온 국민이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이념적 잣대를 사용해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실제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3∼2015년 한강 작가에게 상당히 많은 지원이 이뤄졌다. 한강 작가의 작품이 28개 언어로 총 76종이 번역돼 출판되기도 했다"며 "이런 부분이 노벨상을 받는 원동력이 된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10월 김건희 여사가 KTV 국악 공연장을 방문한 데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앞서 야당에서는 당시 공연을 김 여사를 비롯한 소수만이 관람했다며 '황제관람'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실이 아니며 영부인은 국악인 신영희 선생과 인사를 나누고자 들렀다가 끝까지 남아 출연자를 격려한 것"이라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민주당 간사인 임오경 의원이 "당시 공연 예산으로 KTV가 8천600만원을 투입했는데 이렇게 큰 예산을 써서 공연했다는 것이 의아하다. 이 8천600만원도 4개 업체로 쪼개서 수의계약을 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추궁했다.
임 의원은 "현장에는 원형 테이블, 공연 안내를 위한 리플렛은 물론 의전 인력 15명에 앰뷸런스까지 투입됐다"며 결국 김 여사의 관람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공연이 아니었느냐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 역시 "당시 공연 리플렛 제작비가 한 장당 4만원이었고 총 200만원을 들여 50부를 제작해 현장에 비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용역업체 관계자가 행사 스태프를 섭외하며 'VVIP 참석행사'라고 언급한 메시지도 확보했다"며 무관중 공연에 김 여사가 잠깐 들렀을 뿐이란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