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국교 수립 이후 54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을 국빈 방문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을 중심으로 에너지 균형 외교를 전개하면서 인근 아랍국가로 에너지·도로·항만 등 인프라는 물론 교육과 문화·정보·보건 산업 분야의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2일 오후 열리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이란 교역의 정상화를 역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이란을 잡기 위한 박 대통령의 전략은 한마디로 ‘제재 이전으로 한국의 대이란 수입액 확대를 유도하겠으니, 이란도 한국에 인프라와 각종 산업의 문을 활짝 열어 달라’는 것이다.
▲ 이란 주요언론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K-TV화면캡쳐〉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교역 정상화를 강조하고 △교역·투자 정상화 기반 조성 △이란 인프라 시장 한국 기업 참여 확대 △보건의료, 문화,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등을 놓고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한다.
양 정상은 한국과 이란 측이 체결하는 200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 약정식도 지켜볼 것으로 전해졌다. 대림산업의 경우 540㎞ 구간의 철도(49억 달러)와 댐·수력발전소(20억 달러) 공사 가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6억 달러 규모의 가스전 플랜트 수주를 모색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일 국영 이란신문사(IRAN)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외교장관 회의 정례화를 비롯해 고위 정치 레벨에서의 교류 확대는 물론이고, 양국 산업장관을 대표로 하는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 활성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경제협력의 제재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란 로하니 대통령과 회담〈K-TV화면캡쳐〉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역대 최대 규모인 23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것도 이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등 경제 4단체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비롯해 3대 국책은행장이 총출동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을 새롭게 교두보로 삼아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지로 한국의 경쟁력을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과거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룩했던 ‘한강의 기적’의 뿌리인 ‘중동 붐’을 업그레이드시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