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여야 5당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을 앞둔 17일 일본 경제보복 대응책을 점검하는 등 준비에 힘을 쏟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을 비운 채 수출규제 사태 등에 대한 참모진의 보고를 받으며 현재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일본이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 제안에 대해 18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전날 중재위 수용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며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일부에서는 일본에서 보복조치 수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어, 문 대통령은 회동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책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확인하고 이를 사태 해결의 동력으로 삼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한일 갈등은 국가적으로도 '전례없는 비상상황' 이며 이런 때일수록 여야가 정치 논리를 뛰어넘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엄중한 시기에 열리는 만큼 초당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역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 당은 대통령과 정부가 올바른 해법을 내놓는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여권 내에서는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회동에서 일본 조치의 부당성에 공감하는 내용의 합의문이 도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합의문이 나올 수 있느냐'는 물음에 "사실 (사무총장들이) 그런 논의를 좀 했다"고 말했다.
다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혹시라도 여야 간 대일본 결의안 같은 합의를 기대한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황 대표가 언급한 대일·대미특사를 비롯한 다양한 외교 해법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예상된다.
다만 여야가 이날 회동 의제를 별도로 제한하지 않기로 해, 일본 수출규제 문제를 제외하고도 국정전반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한국당 등 야권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궤도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공산이 크다.
이에 맞서 청와대나 여권에서는 일본 수출규제 사태 극복 및 경제활력 제고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 방안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여야 간 시각차가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야권에서는 군 기강해이 사태를 매개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안보라인 교체를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민주평화당이나 정의당의 경우 개헌과 선거제 개혁을 의제로 제시하겠다고 밝혀, 이날 회동에서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