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엔뉴스24) 인천시사회서비스원(원장·황흥구) 소속 인천시청년미래센터는 최근 가족돌봄청년과 함께 간호·간병 교육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가족돌봄청년은 아프거나 거동이 불편한 가족과 함께 살면서 돌봄을 하는 13~34세 청년을 말한다.
“만성질환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해야지 이겨내려고 하면 지칩니다.”
간호·간병 교육 ‘더도 말고 덜도 말고’가 열린 지난달 말 제물포지하도상가 아우룸에 10~20대 가족돌봄청년 4명이 모였다. 청년들은 치매, 지체 장애, 조현병, 암 등 몸이 아픈 가족들을 돌보고 있다. 몇 년에서 십수 년까지 돌봄 기간도 다르다.
유치원생 때부터 지금까지 하반신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고 있는 A(17)군도 이 자리에 나섰다. 하교하자마자 교복을 입은 채 교육장에 들어섰다. 교육자료에다 설명 내용을 꼼꼼히 적어가며 열심히 듣는다.
A군은 “욕창이나 뇌졸중은 몰랐던 내용이었는데 교육 덕분에 좋은 정보를 알고 간다”며 “어릴 적에는 주변 친척들의 도움이 있어야 했지만 이제는 혼자 아버지를 돌보는 일은 익숙해졌다.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혼자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둬야 나중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B(20)군은 치매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최근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아 오전엔 주간보호센터에서 돌봐주고 있어 잠시 숨통이 틔었다. B군은 “아직 초기이기는 하나 혼자 식사 준비 등 생활이 어렵고 투약 관리를 해줘야 하기에 주간 센터에서 돌아오시면 계속 돌봐야 한다”며 “치매는 낫는 병이 아니기에 이런 기회를 이용해 공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교육은 치매, 노화 관련 일반 의학 상식과 더불어 일상에서 가족을 돌보는데 필요한 ‘꿀팁’을 알려주는 시간으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치매는 뇌 손상으로 생기는 변화라는 점을 강조하며 손잡기 등 신체 접촉으로 불안을 가라앉도록 돕거나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도록 독려하기, 시계와 달력으로 반복 교육하기 등을 제안했다.
또 관리가 까다로운 욕창은 평소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법부터 확인 방법, 단계별 효과적인 치료법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며 청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강의를 맡은 황신혜 의료법인 남촌의료재단 시화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파트장은 “막연히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평소와 다르거나 상태가 나빠졌다고 판단하면 꼭 병원으로 가서 진단을 받아봐야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가족을 돌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내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청년들이 스스로 마음을 돌아볼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센터는 가족돌봄청년 자조 모임 중 하나로 이번 교육을 준비했다. 이달과 다음 달 자조 모임 ‘우리 함께해요’ 활동을 이어간다. 자조 모임과 멘토링, 매달 열리는 힐링프로그램에 참여할 청년은 수시 모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