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과연 보수 가치를 지키는 정당인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드러난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자칭 보수의 명맥을 잇는다고 말하지만, 당내 언어는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고, 당의 전략은 유튜브식 선동과 충성 경쟁에 갇혀 있다. 무엇이 진짜 보수이고, 누가 시대의 리더십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가. 국민은 묻고 있고, 이 정당은 답하지 못하고 있다. 당 대표 선거를 둘러싼 구도는 ‘쇄신이냐 퇴행이냐’의 기로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일부 후보는 극단적인 언어와 구시대적 사고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으며, 당내 갈등은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를 내부 공격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품격과 책임, 절제라는 보수의 핵심 덕목은 철저히 무시된 채, 오로지 진영의 충성도와 선명성만이 강조된다. 이런 정당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끌고, 국민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말인가. 특히 당내에 퍼지는 일부 극단주의 흐름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자극적 인물을 적극 받아들이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은 심각하다. 국민이 원하는 건 단순한 문호 개방이 아니다. 상식과 품위, 미래를 보는 통찰을 갖춘 정당이다. 자극적 목소리를 키우며 표를 얻겠다는 전략은 순간의 인기만을 노린 정치 도박
2024년 총선 이후 보수 정치의 위기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보수의 궤멸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단순히 의석 수의 감소나 당 지지율 하락을 넘어, 국민의 마음속에서 보수라는 이름이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는 근본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다. 보수는 원래 질서를 중시하고, 안보와 시장, 전통의 가치를 중심으로 정치적 안정과 효율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 사회에서 보수는 그 정체성을 지키는 데도, 새롭게 재구성하는 데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영 논리로 뭉친 내부 권력 다툼, 혁신 없는 인물 공천, 미래세대와의 단절,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경직된 언어가 지금의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보수 정치가 궤멸로 향하는 조짐은 이미 여러 차례 감지되었다. 2022년 대선과 2024년 총선 사이, 보수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보다 상대의 실책에 기댄 생존 전략에 머물렀다. 명확한 국가 비전,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정책 의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보수는 스스로의 틀 안에 갇혀 변화를 거부했다. 정치는 끊임없이 국민과 재계약하는 작업이다
국가는 법과 제도 위에 존재하지만, 그 법과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치가 공정하고 건강해야 한다. 정치가 무너진 국가에서는 행정도, 사법도, 경제도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다. 최근 한국 사회는 정치의 기능 부전으로 인한 심각한 시스템 불안을 마주하고 있다. 헌법은 국가 시스템의 가장 근본적인 설계도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선언한다. 이는 권력이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집중되지 않고, 국민 모두의 공동 통치에 의해 운영되어야 함을 뜻한다. 하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헌법이 보장한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은 헌법 제86조 제1항을 근거로 장관을 임명할 권한을 갖지만, 이 권한은 절차적 정당성과 국민적 신뢰 위에 서야 한다.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거나, 정치적 견제 장치를 무시하는 것은 헌법이 전제하는 권력분립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 정치의 실패는 단순한 권력 다툼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행정의 독주로 이어지고, 법치의 붕괴를 초래한다. 입법 기능이 마비되면 행정 권력은 편법과 시행령 통치로 흐르게 된다. 실제로 최근 국회의 파행으로 인해 민생 법안은 장기간 표류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총리 인준이 끝나기도 전에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두고, 정당한 인사권 행사냐 헌법 절차 위반이냐는 논쟁이 불 붙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로 볼 수 있지만, 헌법이 정한 ‘총리 제청’이라는 절차를 생략한 점에서 그 적법성과 정당성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헌법 제87조는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권력 분립과 협치의 헌법 정신을 구현하는 실질적 장치다. 국무총리는 단지 장관 인사를 통과시키는 관문이 아니라, 내각 구성의 책임 주체로서 명확한 권한을 위임받은 헌법기관이다. 과거 사례도 이 문제의 본질을 다시 일깨운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초기 모두 국무총리 인준이 지연되자, 부총리나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장관 제청 절차를 우회한 적이 있다. 또, 이 같은 방식은 매번 정치적 논란과 위헌 논쟁을 낳았고, 헌법 위반이라는 법조계의 지적이 잇 따랐다. 헌법이 요구한 ‘총리 제청’이 단순한 관례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이번 이재명 정부의 장관 지명 절차는 이전 윤석열 정부의 이주호 부총리가 사임이 반려되면서 그 직이 총리
2025년 6월 3일,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정권은 이양되었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5년 집권을 채 마치고 못하고 야당의 길을 걷게 되었다.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은 정권 상실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당 내홍과 전략 부재라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묻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했다. 과연 국민의힘은 건전한 보수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분열과 혼란 속에 국민에게 버림받고 맥 없이 야권화의 길을 걸을 것인가. 첫째,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지도부 불신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너긴 했지만 당이 총선을 포함한 선거 전략의 실패, 중도층 외면, 그리고 ‘국민 눈높이’에서 벗어난 공천 논란 등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전략 부재와 무능을 여실히 드러낸 바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와의 거리 조절에 실패하고, ‘윤핵관’ 중심의 권력 운영이 지속되면서 당의 독립성과 자율성도 실추되었다는 평가가 뒤 따른다. 둘째, 계파 갈등은 현재 국민의힘의 가장 심각한 내부 균열 요소로 지목된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
오늘 우리는 제70회 현충일을 맞이했다. 1956년 6월 6일, 국가를 위해 산화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 날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우리 가슴을 숙이게 한다. 전쟁과 분단, 침략과 수탈의 시대를 지나오며 수많은 이들이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쳤다. 이름을 남기지 못한 수많은 무명의 용사들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밑거름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순국선열의 희생은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그분들이 꿈꾸었던 ‘나라다운 나라’는 여전히 우리에게 과제로 남아 있으며, 그 정신은 여전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단지 국경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자유, 공동체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70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잊혀서는 안 될 가치가 있다. 바로 기억과 책임, 그리고 계승이다.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현재 속에서 되살리는 일이다. ‘책임’은 자유를 누리는 자의 몫이며, ‘계승’은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의 약속이다. 현충일이 단지 ‘공휴일’로 소비되고 마는 현실은 안타깝다. 많은 이들이
2025년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은 치열한 사회적 갈등과 경제 불확실성이 팽배한 대한민국의 현실 한가운데서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통합과 실용을 국정 운영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취임과 동시에 맞닥뜨린 과제들은 결코 만만치 않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 양극화, 경제 침체, 외교 불확실성, 그리고 제도적 신뢰 위기라는 복합적인 난제에 직면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나가느냐는 향후 대한민국의 존립 기반을 결정지을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정치 양극화 해소와 국민 통합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는 극단적인 진영 논리로 인해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정치적 피로감이 누적되어 왔다. 특히 탄핵과 보궐선거를 거쳐 새 정부가 출범한 지금, 대통령의 정통성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 잠복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단순히 과거를 봉합하는 차원이 아닌, 투명한 진상규명과 제도적 개혁을 통해 ‘정의로운 통합’을 구현해야 한다. 공정성과 신뢰에 기반한 정치 시스템을 복원하지 못한다면, 그의 통합 메시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 보궐선거 당선자 공고에서 임기를 명시하지 않은 채 발표를 마친 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 권력의 정당성을 규정짓는 헌법적 핵심을 회피한 것이며, 법치주의와 국민 주권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중대한 위헌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70조는 대통령의 임기를 5년으로 정하고 있으나, 이는 정상적인 임기 만료에 따른 선거를 전제로 한다. 반면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보궐선거의 경우, 헌정질서상 당선자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만을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과 제헌 이래의 헌법 관행, 그리고 국민의 정치적 직관 모두가 일치하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중앙선관위는 이번 보궐선거 당선자 공고에서 임기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임기를 ‘5년’으로 자의적으로 선언하는 상황을 방조하게 되었으며, 이는 헌법의 권력 분립과 정당성 원리에 중대한 손상을 초래한다. 선관위는 단지 투표를 집행하는 행정기관이 아니라, 헌법기관으로서 정치 권력 형성의 전 과정에서 중립성과 법적 명확성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그 임무에는 당연히 당선자의 임기 명
오늘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어 매우 중대한 날이다. 대통령의 궐위로 인해 실시되는 보궐선거는 단순한 정치 일정이 아니라, 헌정 질서의 회복과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시험하는 역사적 기로다. 이번 선거의 의미는 단지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국민이 헌법을 수호하고, 정의와 법치에 기반한 국가 질서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를 스스로 입증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중차대한 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더욱 냉철한 판단과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선거의 공정성과 정당성은 민주주의의 생명선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부정선거는 용납될 수 없다. 투표함 하나, 개표 결과 하나에도 의혹이 끼어드는 순간, 국민의 신뢰는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부정선거는 단지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주권을 훼손하는 중대한 헌정 파괴 행위다. 대한민국은 4·19 혁명, 6월 항쟁을 거치며 피로써 투표의 가치를 지켜낸 나라다. 그러한 역사적 희생 위에 선 오늘의 우리는 단 한 표의 의미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하지만 동시에 그 한 표 한 표가 정당하게, 투명하게, 그리고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집계되고 반영되어야 한다
6월 3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가 전국적인 관심 속에 마무리되었다. 사전투표는 이제 선거문화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번 대선에서의 사전투표는 단순한 참여 편의성을 넘어서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평가와 성찰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긍정적인 면부터 살펴보자. 이번 사전투표는 역대 최고 수준의 참여율을 기록하며 유권자의 정치적 관심과 주권의식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직장인, 청년층, 고령층 모두에서 고른 참여가 이루어진 점은 대의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기술적으로도 QR코드 확인, 모바일 안내 서비스 등으로 유권자의 편의를 대폭 개선한 것은 고무적이다. 사전투표제도가 도입 초기에 우려되던 복잡성과 불편함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사전투표의 구조적 취약성과 투명성 논란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신뢰 위기를 드러냈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함 보관 및 이송 과정에서 CCTV 사각지대와 공정성 논란이 재차 제기되었고 관리 부실에 대한 문제도 발생했다. 특히 선관위의 해명과 사후 대처는 오히려 유권자의 의심을 자극하며 제도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은 '